림프부종에서 연조직염과 관련된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
Reversible Splenial Lesion associated with Cellulitis in a Patient with Lymphed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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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은 소아에서 호발하며,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고산뇌부종, 발작, 항경련제, 저혈당성뇌병증, 외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1].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은 인프루엔자 A와 B, 볼거리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와 주로 관련이 있고, 폐렴막구균, 대장균, 황색포도구균, 폐렴포도알균 같은 세균 감염에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1-6]. 연조직염은 하지에서 흔하며, 용혈연쇄구균이 주요 원인균이다[7]. 연조직염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림프부종이 알려져 있다[7]. 현재까지 연조직염과 관련된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은 보고된 바가 없다.
저자들은 다리의 림프부종이 있는 성인에서 연조직염에 의해 폐혈증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을 보인 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2세 여자가 혼동과 열감으로 내원하였다. 내원 아침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대소변을 실수한 것을 보호자가 발견하였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내원 5일 전부터 열감, 오한감, 근육통이 있었고, 내원 3일 전부터 림프부종이 있는 좌측 다리에 열감과 홍반이 생겨 점차적으로 진행하였다. 10년 전에 자궁경부암으로 수술받고 좌측 다리에 림프부종이 있는 상태로 지냈다. 20년 전에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였고, 현재 하루에 diazepam 2 mg과 aripiprazole 15 mg을 복용 중이다. 술과 담배는 하지 않았다. 내원 당일 생체징후는 혈압 130/90 mmHg, 맥박수 124/분, 호흡수 32회/분, 체온 39.4℃였다. 신체검사에서는 경부강직은 없었고, 좌측 다리가 심하게 부었고, 통증, 열감, 홍반이 다리 전체에 걸쳐 있었다. 신경학적진찰에서 의식수준이 혼동으로 저하되어 있었고, 다른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일반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7,750/mm3, 적혈구침강속도 56 mm/hr, C-반응단백질은 39.0 mg/dL로 증가되었다. 혈소판은 94,000/μL로 감소되었다. 혈청 혈액요소질소 48.9 mg/dL, 크레아티닌 1.73 mg/dL로 높았고, 나트륨은 134 mEq/L로 낮았다. 혈청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 소 (aspartate aminotransferase) 162 I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49 IU/L, 젖산탈수소효소(lactic acid dehydrogenase) 889 IU/L로 증가되었다. 미오글로빈 (myoglobin)은 3,814 ng/mL, 크레아틴인산활성효소(creatine phosphokinase)는 3,000 IU/L 이상으로 증가되었다. 고열에 대한 일반적인 선별검사는 이상이 없었고, 혈액배양에서도 배양되는 균이 없었다. 혈청 프로칼시토닌(procalcitonin)은 56.76 ng/mL (정상치 0.00-0.05)로 매우 상승되어 있었다. 뇌척수액검사는 정상이었다. 내원 당시의 뇌자기공명영상 확산강조(diffusion-weighted)와 겉보기확산계수(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영상에서 뇌량팽부에 각각 고신호강도와 저신호강도의 이상이 관찰되었다(Fig. 1A). 다리의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좌측 다리의 심한 림프부종과 피하층과 근육사이막에 액체가 고여 있었다(Fig. 2). 입원 후 정맥내로 piperacillin과 vancomycin을 투여하였고 수액 공급도 하였다. 내원 3일 후에 시행한 뇌파에서 뇌전증모양방전은 없었고 간헐적인 서파만 관찰되었다. 임상 증상과 혈액검사는 점차 호전되었고, 9일 후 추적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뇌량의 병소가 완전히 사라졌다(Fig. 1B).
고 찰
본 증례는 림프부종이 있는 성인에서 연조직염 후에 발생한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을 보인 경우이다. 과거 자궁경부암 수술 후에 생긴 림프부종이 있는 상태에서 연조직염이 발생하여 패혈증으로 악화된 임상 상태에서 생긴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이다.
Mild encephalitis/encephalopathy with reversible splenial lesion (MERS)은 경한 중추신경계의 증상을 보이는 급성 뇌병증으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과 좋은 예후를 보이는 증후군이다[1]. 소아에서 호발하지만, 드물게 성인에서 나타날 수 있다[3-5]. 성인에서의 MERS는 현재까지 30예 정도이며, 대부분 아시아인에서 생겼다[3,4]. 행동 이상, 의식 변화, 경련이 신경계 흔한 증상이다[2]. 의식수준의 저하, 뇌량을 넘어선 병변, 뇌파에서 광범위한 서파가 있는 경우에 예후가 좋지 않다[4]. 본 증례는 성인에서 발생하였고, 의식수준이 저하되는 신경학적 증상을 보였다. 의식수준 저하와 발견 당시에 대소변실금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경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뇌파에서 뇌전증모양방전은 없었으며, 대소변실금은 패혈증까지 진행한 의식저하 환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증상이고, 패혈증의 검사실 소견 등을 종합해 보면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은 패혈증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MERS에서도 경련은 흔한 신경계 증상이다. 본 증례의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은 MERS의 전형적인 양상이었고, 림프부종, 감염, 횡문근융해, 정신분열증, 자궁경부암 같은 여러 조건과 질환들이 있었지만 예후는 양호하였다.
MERS는 여러 감염병과 관련이 있다[2]. 성인에서는 바이러스, 폐렴균, 미코플라스마, 진드기 물림, 황색포도구균에 의한 보고가 있다[1,3-5].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MERS의 기전은 정확한 알려져 있지 않다. 세균 감염에서 인터루킨이나 종양괴사인자 알파 같은 전염증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이 증가되며[8], 이러한 면역체계의 활성이 MERS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본 증례는 염조직염을 시사하는 검사실 결과와 이학적 소견이 있었고, 하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연조직염이 관찰되었다. 내원 당시에 혈액검사에서 백혈구와 염증표지자의 상승, 패혈증을 시사하는 56.76 ng/mL의 프로칼시토닌의 매우 높은 수치, 장기 기능부전은 연조직염이 패혈증까지 진행된 임상 경과를 시사한다. 혈액배양을 반복적으로 시행하지 못하여 균이 배양되지는 않았지만, 연조직염과 패혈증까지 진행한 세균감염으로 인해 MERS가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
연조직염은 세균의 비정상적인 증식 또는 독소가 피하조직으로 퍼져 생기는 것으로 림프액이 축적되고 근육이나 점막 조직에 손상을 준다[7]. 베타용혈연쇄구균이 주요 원인이며, 연조직염의 75-90%는 하지에서 생긴다. 림프부종을 가진 아시아인에서 연조직염의 유병률은 40-50% 정도라고 한다[9]. 과체 중, 피부 장벽손상, 상처, 정맥부전, 하지 종창이 위험인자가 된다. 본 증례는 자궁경부암 수술 후에 생긴 림프부종이 있는 상태에서 하지종창과 정맥부전으로 인한 연조직염이 발병한 것으로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성인에서 연조직염과 패혈증과 관련된 세균 감염이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연조직염이나 패혈증에서 의식 저하, 경련, 행동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있을 때 가역적인 뇌량팽대 병변의 가능성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